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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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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전문 미디어 ‘숨피(Soompi)’ 이야기

  • [등록일]2017-02-14
  • [조회] 1234




백인들이 주류를 이루는 미국 LA, 오렌지카운티 외곽에서 태어나 자란 한국계 소녀가 있다. 미국 땅에서 살면서도 집에서 불과 30분 떨어진 비디오대여점을 수시로 드나들며 한국 드라마를 섭렵했고, 한국 TV채널을 통해 <가요 톱 10>을 접한 그녀는, 대학 졸업 후 H.O.T에 열광하게 되었고, ‘오빠’들과 한국 연예계의 소식에 목말라하다 자신의 사이트를 만들기에 이른다. 취미로 만든 사이트 ‘숨피(Soompi)’는 이제 해외 한류팬 사이에서는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되었다. 1998년 개설된 이후 19년 동안 명실상부 한국 문화와 엔터테인먼트를 전 세계에 알리는 대표적인 플랫폼으로 성장한 숨피. 그 중심에는 언제나 수잔 강(Susan Kang)이 있었다. 숨피를 키워낸 것처럼 두 아이 역시 훌륭하게 키우고 싶다는 수잔으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한류스토리> 독자들에게 숨피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숨피는 한국 엔터테인먼트에 대해 전 세계에서 찾는 최초의 커뮤니티입니다. 1998년에 처음 취미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해외 각국에서 모여든 2천만 명 이상의 팬들이 찾는 플랫폼으로 성장했습니다. 매달 평균 7천5백만 건의 페이지뷰를 기록하고 있죠. 숨피를 찾는 팬들은 가장 최신의 K-Pop과 K-Drama 뉴스를 영어와 스페인어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24시간 내내, 일주일 내내 쉼 없이 돌아가면서 한류 스타 독점 인터뷰와 관련 콘텐츠들을 올리고 있죠. 


Q. 숨피는 한류, 특히 한국 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해외 미디어 중에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죠. 설립된 지 벌써 19년이나 지났다는 게 놀랍습니다. 숨피의 성장과정은 어땠습니까?

처음에 사이트를 만들었을 때, 대학 시절 제 룸메이트가 저에게 붙여준 별명 ‘숨피(Soompi)’에 커뮤니티 개념의 ‘타운(town)’을 붙여 ‘숨피 타운(Soompi Town)’이라고 이름을 붙였어요. 숨피가 이제껏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흥미진진하고 파란만장했던 것 같아요. 지금의 모습은 상상하지도 못했거든요. 

처음에는 그저 제가 좋아했던 H.O.T나 젝스키스 같은 그룹들에 대한 글을 적으면서 한국 팬들의 팬픽을 옮기기도 하고, 해외 팬들이 모여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게시판을 더했죠. 초창기에는 주로 한국계 교포들이 찾아왔고 K-Pop과 K-Drama가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면서 방문자들이 늘어나게 됐습니다. 

첫 번째 시련을 맞았던 때가 기억나요. 2005년 10월이었는데, 그때까지 쌓아온 모든 데이터가 날아간 일이었어요. 그만둘 건지, 아니면 다시 시작할건지를 결정해야 했죠. 고민 끝에 숨피로 돌아갔을 때, 0명이었던 회원이 일주일만에 4만 명으로 불어난 걸 보고 나서 깨달았어요. 숨피는 더 이상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전 세계의 한류 팬들에게는 제 2의 집과 같았던 거죠.

그러고 나서 비즈니스 파트너 Joyce Kim을 만났어요. 제 동생의 소개로 뜻을 모은 우리는 각자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숨피 일에 뛰어들었어요. 특히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운영 자금을 모아 좀 더 완전한 기능의 사이트를 구축했어요. 기존에 잘 구축된 팬 중심의 게시글에 잘 편집된 기사 형태의 콘텐츠를 더했던 거죠. 소프트뱅크 코리아로부터 씨앗 자금을 투자받았고 2011년에는 그들이 투자한 한국의 동영상 검색기술벤처인 앤써즈에 인수됐어요. 

앤써즈는 한국의 주요 방송사들과 에이전시들과의 탄탄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었어요. 그들은 불법 동영상 콘텐츠들을 찾아내 수익을 창출하는데 강점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이후에 앤써즈가 KT에 합병되면서 당연히 숨피도 성장할 수 있었고, 많은 기회들을 제공받았어요. 그러나 2013년, 아쉽게도 앤써즈에 위기가 찾아오면서 우리도 자연스럽게 다음 투자처를 찾게 되었습니다.

저는 크런치롤(Crunchyroll)이라는, 일본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VOD 사이트 내에서 한국 콘텐츠들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했어요. 뉴스, 게시판, e-커머스와 동영상이 결합된 콘셉트가 숨피와도 거의 비슷했거든요. 다행히 크런치롤에서도 숨피의 전 직원을 고용하는데 동의해주었고요. 우리는 정말 많이 배우고 성장했어요. 그 과정에서 핵심 인재도 몇 명 영입할 수 있었고요. 그런데 세 번째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한국 콘텐츠와 시장의 영향력이 급성장하면서, 크런치롤과 더 이상 함께 갈 수가 없어진거죠. 14개월만에 다시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야만 했어요. 

결국 2015년에 우리는 세계적인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비키(Viki)에 안착했습니다. 숨피는 비키의 핵심 콘텐츠인 한국 드라마가 대중과 만나는 연결고리가 되었죠. 앞서 숨피가 인수됐던 다른 회사들과는 달리 ‘한국 콘텐츠’에 무게중심을 둔 비키와 힘을 합치면서 가장 자연스럽게 서로가 필요한 것을 채워줄 수 있었어요. K-Pop 팬들이 숨피를 통해 비키에서 서비스되는 한국드라마와 더 나아가 중국 드라마를 접하고 결국에는 비키의 유저가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입니다. 숨피에서 한국 드라마와 출연 배우들에 대한 기사를 클릭하면 자동으로 비키의 페이지가 노출되고, 역으로 비키의 유저들이 숨피로 유입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 것이죠. 


Q. 전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한류 팬들은 숨피를 통해 실시간으로 한류 콘텐츠와 연예인에 대한 기사를 접하고 있습니다. 숨피 콘텐츠는 기획에서부터 게재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궁금합니다. 

K-Pop이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는 방식과 똑같이, 숨피에 올라오는 콘텐츠는 해외 각국의 팬들로부터 생겨납니다. 이들은 한국 문화와 엔터테인먼트에 대해 열정을 가진데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다른 이들과 나누고자 하는 바람을 갖고 있죠. 온라인 전도사들이에요. 우리는 한국 언론이나 소셜미디어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가능한 한 가장 빨리 뉴스로 가공합니다. 팬 개개인이 가장 좋아하는 K-Pop 아이돌이나 배우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죠. 

뉴스 외에는 독점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이것 역시 팬들에 의해 생산되고 있어요. K-Pop과 K-Drama 커뮤니티를 만들려고 분투하고 있기 때문에 팬들이 무엇을 가장 원하는지를 알고 있죠. 매일 매일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다른 미디어에서는 볼 수 없는 단독 콘텐츠가 꾸준히 공급되어야 이들이 즐길 수 있고 소통할 수 있거든요. 


<KCON 컨벤션장을 가득 메운 방문객.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점이 눈에 띈다 ? 출처 : CJ E&M>


Q. 방문자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겠네요. 미국 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나라에서 숨피를 방문하는지와 이들이 숨피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여왔는지 말씀해주세요. 

2천만명 이상의 방문자가 우리 플랫폼을 주기적으로 찾고 있는데요, 인터넷에서 보여지는 것 외에 이들의 실제 모습을 상상하기란 참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런데 커뮤니티에서 이야기를 나눌 때 마다 회원들이 보여주는 사랑과 지지, 숨피를 그들의 고향이라고 불러주는 이런 모든 것들에 감동하게 돼요. 지난 7월, KCON LA에 마련된 숨피 부스에서 수천만 명의 팬들을 만난 일도 빼놓을 수 없어요. 실제로 숨피 부스에 도착하려면 몇 시간을 기다려야했는데도 컨벤션장 전체를 빙 둘러서고도 남을 정도로 줄이 길었거든요. 11월에는 5천여명의 팬들이 자기 자신의 노래·춤·랩 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보내왔어요. JYP엔터테인먼트와 함께 개최한 글로벌 오디션 ‘라이징 레전드’에 응모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결승 진출자 중에는 에디오피아나 이란처럼 한국 문화가 알려져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한 나라 출신들이 포함되어 모두를 놀라게 했죠.

숨피 방문자들은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고,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며 180개가 넘는 국가에 퍼져 있지만 한국 문화와 엔터테인먼트를 사랑한다는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죠. 서로 다른 그들이 숨피를 통해서 하나가 되고, 그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에 대해 들을 때마다 힘을 얻고, 점점 더 나은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불태우게 되죠. 

2015년 숨피의 17번째 창립일에는 #HAPPYSOOMPIDAY 라는 검색어가 온종일 전 세계 SNS를 뒤덮었어요. 선물도 많이 왔고, 무엇보다도 가장 큰 감동이 된 메시지를 많이 받았어요. 숨피가 자신의 삶을 어떻게 바꿨는지가 대부분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한 가지를 소개해봅니다. “K-Pop 팬들을 위해 항상 있어줘서 고마워요. 우리가 K-Pop과 사랑에 빠지게 해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우리의 친구가 되어줘서 고마워요.”


< (왼쪽) 제12회 숨피 어워즈 로고, (중간) K-Pop 부문 MC를 맡은 몬스타엑스, (오른쪽) K-Drama 부문 MC를 맡은 매드타운 멤버 조타 ? 출처 : soompi 제공>


Q. 매년 열리는 숨피 어워즈의 성장 또한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작년의 경우 송중기, 박보검, 이민호 같은 탑 배우들이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한국 언론에서 주목할 정도였어요. 숨피 어워즈에 전 세계 한류 팬들이 주목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2월 18일에 결과가 발표되는) 제12회 숨피어워즈의 진행 과정은 어땠습니까?

숨피 어워즈는 2005년에 시작됐어요. Edward라는 이름의 팬이 앞장서서 기획을 했고요, 한국의 다양한 음원 차트를 참고해서 1년 동안 가장 인기를 끈 음악을 골라 순위를 매겼죠. 이후 숨피가 성장하면서 숨피어워즈는 전 세계 팬들의 취향을 나타낼 수 있는 방법으로 투표를 진행해왔습니다. 음악 부문의 후보는 숨피의 주간 음악 차트 성적 결과로 선정하고, 드라마의 경우는 한국 내 뿐 아니라 세계, 그리고 숨피 내에서의 흥행 성적을 모두 종합해 선정하고 있습니다. 


지난주까지 진행된 제12회 숨피 어워즈 기간 동안에 139개국으로부터 무려 1억에 가까운 투표를 받았어요. 숨피 어워즈가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할 뿐 아니라 규모 면에서도 최대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죠. 오는 2월 18일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데, 벌써부터 많은 팬들이 기대하고 있어요. 

이번 어워즈가 특별했던 또 다른 이유로는 파트너십 확대가 있어요. 미디어 파트너로는 7천 2백만 가구 이상의 시청인구를 자랑하는 미국 네트워크인 퓨즈티비(FUSE.tv)와 손을 잡았습니다. 제작 부분에서는 엑소의 ‘중독’이나 여자친구의 ‘시간을 달려서’ 등 K-Pop 뮤직비디오계의 대표적인 제작사 쟈니브로스(ZANYBROS)가 협력했고요. 보이그룹 몬스타엑스와 매드타운의 조타가 각각 K-Pop 부문과 드라마 부문의 후보작들을 소개하는 영상의 MC로도 활약해주어 더 많은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Q. 숨피를 운영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습니까? 


앤써즈에서 분리되었을때가 가장 힘든 때였어요. 운영을 지속해나가야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아야하는데 자원의 부족으로 손발이 묶여있었죠. 숨피에 대한 강한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자부심을 갖고 똑똑하게 버텨온 스태프들이 있었기에 위기 속에서도 계속 성장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Q. 특히 미국에서 작년의 한류를 돌아본다면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요?  

미국에서 한류를 논할 때 KCON을 빼놓을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2012년, KCON이 시작할 때부터 숨피는 가장 큰 부분을 담당해왔어요. 최근 몇 년 전부터 행사장에서 한국인을 보는 것이 어려워졌어요.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로 가득 찬 거죠. 미국 내 한류 팬들이 얼마나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지를 증명하고 있어요.

드라마 <태양의 후예>, <W>, <푸른 바다의 전설> 등이 전 세계적으로 히트했고, 역시 미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는데 비키에서 단독으로 서비스되었기에 그 열풍을 더욱 가까이에서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었어요. 세포라나 타켓 같은 미국 주류 유통업체에서도 한국 뷰티제품에 대한 인기가 점차 높아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숨피의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보고 싶습니다. 

지난 19년 동안 숨피는 전 세계 한류 팬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왔어요. 지금껏 그래왔듯이, 숨피는 앞으로도 한국 엔터테인먼트와 라이프스타일을 좆는 팬들의 종착지가 될 겁니다. 숨피는 한국의 연예기획사들이 소속 연예인들을, 기업들이 자사 제품을 세계 시장에 선보이고자 할 때 가장 먼저 찾는 플랫폼이며, 앞으로도 그 위상을 더욱 견고히 해나갈 것입니다.